대만 언론이 한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최루탄까지 등장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의 강행처리 과정을 '국회 유격전'에 비유하며 비중 있게 다뤘다.
연합보는 23일자 조간 1면에서 최루탄으로 한국 국회의사당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여당인 한나라당이 수적 우세를 이용해서 한·미 FTA 비준안을 강행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이 국회의장석 주변에 최루탄을 터뜨리는 과정을 상세히 전하면서 여야 의원들이 고성을 주고받고 몸싸움을 하는 가운데 최루탄까지 터져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야당이 모든 국회 일정 중단을 선언하면서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차질을 빚거나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국 여야 관계가 다시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중국시보도 이날 1면에서 최루탄을 뿌리는 장면 등을 담은 사진들을 게재했다.
신문은 한·미 FTA 비준안 강행 처리를 둘러싸고 한국 국회가 혼란한 상황을 연출했으며 야당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대만 정치권이 한국과 비슷한 '정치 문화'를 가졌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관심을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만 국립 정치대 박병선 교수는 "대만에선 여야 간 몸싸움이나 고성 등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장면"이라면서 "이번 사례는 특히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 등 대만의 관심사와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휴! 더 망가진 입법부도 있네" 韓국회 조소▼
대만 국립 정치대 박병선 교수는 "대만에선 여야 간 몸싸움이나 고성 등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장면"이라면서 "이번 사례는 특히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 등 대만의 관심사와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휴! 더 망가진 입법부도 있네" 韓국회 조소▼
美정치전문지, 한국 국회 역기능 꼬집어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22일(현지시간) 한국 국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처리 사실을 전하면서 국회의 역기능을 풍자적으로 꼬집었다.
폴리티코는 '한국 정치인, 동료 의원에 최루가스 뿌려'라는 제목의 기사 서두에 "휴!"라는 안도의 한숨을 먼저 표현한 뒤 "미국 의회보다도 더 망가진(dysfunctional) 입법부가 최소한 한곳은 있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했다.
전날 적자감축을 위한 의회의 초당적 특별위원회가 합의 실패를 선언하는 등 미국 의회에 대한 불신감이 국민들 사이에 갈수록 깊어지는 상황을 빗대어, 한국 국회는 이보다 더 '엉망'이라는 조소가 담겨 있는 표현이다.
그나마 한국 국회보다는 미 의회가 낫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폴리티코는 고함, 몸싸움이 벌어지고 급기야 야당 의원이 본회의장에 최루탄을 터뜨린 상황까지 상세하게 묘사했다.
폴리티코는 "한국 국회에서 폭력사태가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며 "한국 정당들은 논쟁적인 정책을 놓고 폭력을 사용해온 역사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폴리티코는 "한미 FTA 반대론자들은 지난 2008년에 국회 심의를 방해하기 위해 바리케이드가 쳐진 위원회 회의실로 진입하는데 해머를 사용한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민노당 김선동 의원이 터뜨린 최루탄 정체는…